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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캠프워커’ 반환 첩첩산중

입력 | 2019-10-29 03:00:00

헬기장-활주로 부지 반환 막바지
환경 오염 심할 땐 지체 불가피
최악의 경우 내후년으로 연기될 듯




28일 대구 남구 대명동 미군기지 캠프워커에서 반환 대체지 평탄화 공사가 한창이다. 최근 이곳과 가까운 곳에서 연습용 폭발물이 발견돼 소동이 빚어졌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이른 대구 남구 미군부대 캠프워커 내 헬기장 및 활주로 부지 반환 작업이 막판 스퍼트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 조사 결과 오염이 심한 것으로 확인되면 반환 작업이 지연될 수 있는 데다 최근 미군에 제공할 반환 대체공여지에서 공사 도중 연습용 폭발물까지 발견됐기 때문이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 측 환경부와 미군 측 주한미군사령부 환경담당처로 구성된 환경분과위원회가 캠프워커 내 반환지 환경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SOFA 규정상 조사 일정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시는 국방부 측 라인을 통해 조만간 조사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환경분과위원들이 최근 현장 답사를 마쳤고, 환경 조사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 조사는 미군 부지 반환 과정에서 공식적인 마지막 단계다. 환경분과위원들이 합동 조사를 거쳐 토지 오염 여부를 살피고, 토지 정화 작업을 마쳐야 공식적인 반환이 이뤄진다.

대구시는 활주로와 헬기장으로 사용된 반환지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토지 오염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랜 시설 군사시설로 사용돼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캠프워커 터는 약 100년 전 일제강점기 일본군 기지로 쓰였으며 광복 후 국군이 주둔했고 6·25전쟁 때부터 현재까지 미군이 사용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토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워낙 오랫동안 군 주둔지로 이용된 곳이라 오염도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환경 조사에만 6개월 정도 걸린다. 오염도가 심하면 정화 작업도 길어져 반환 작업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당장 환경 조사에 돌입해도 최소 내년 4월은 넘어야 대략적인 반환 예정일을 알 수 있는데 오염도가 심하게 나타날 경우 반환이 내후년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

게다가 토지가 오염됐을 경우 정화비용 부담 주체도 따져야 한다. 정황을 놓고 보면 미군이 발뺌할 가능성이 높다. 반환지를 처음 콘크리트로 덮은 것은 일본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군이 콘크리트 아래 덮인 토지를 오염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군은 강원 원주시 캠프롱과 캠프이글, 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반환 과정에서 오염 책임을 부정한 바 있다. 대구시는 최악의 경우 오염 주체를 따지는 과정에 2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엔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미군에 제공할 대체공여지에선 시설 이동을 앞두고 지반 공사가 진행 중인데, 25일 작업 도중 땅속에서 박격포탄이 발견된 것이다. 미군 측이 포탄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연습용이라고 밝혀졌지만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 이한용 씨(62·대구 남구 봉덕3동)는 “연습용 포탄이지만 발견 당시 대피하라는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고, 최종 결과도 통보받지 못했다”며 “향후 포탄이 또 발견될 경우 이전 작업이 지연되고 반환까지 늦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본보는 미군 측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미군 측이 부지 반환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환경오염 조사 결과만 나쁘지 않으면 반환 작업이 빨리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