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훈이 선수는 남측 선수단 최초 합계 금메달로 이날 처음 평양에 애국가를 울렸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염다훈은 25일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주니어 남자 89㎏급에 출전해 인상 160㎏으로 3위, 용상 198㎏으로 1위, 합계 358㎏으로 1위를 달성해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특히 용상과 합계 기록은 주니어 남자 89㎏급 아시아 신기록이다.
염다훈은 2013년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선수권대회 이후 6년만에 평양에서 애국가를 울린 역도선수가 됐다. 지난 23일 대회 유소년 73㎏급에 출전한 박형오(17·경남체고)가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지만, 인상 부문에서만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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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에서 격차가 적었던만큼 용상에서 극적인 역전극이 벌어졌다. 염다훈은 출전 선수 중 1차시기에서 가장 무거운 190㎏을 들어 올려 역전극의 서막을 알렸다. 경쟁자인 인상 1위 아딜레틀리가 용상을 194㎏으로 마친 뒤 염다훈이 2차시기 195㎏을 들지 못해 잠시 역전이 어려운 듯 했다. 북측의 박금일이 북측 관중들의 응원 속에 용상 1차시기에서 196㎏을 들어올리자 염다훈은 3차시기 무게를 198㎏으로 늘리는 승부수를 뒀다.
그러나 염다훈은 무릎을 떨면서도 바벨을 어깨 높이까지 끌어올린 뒤, 한국 선수단의 응원 속에 깨끗하게 마지막 동작을 취하며 용상·합계 아시아 주니어 기록을 갈아치우고 합계 1위로 등극했다. 박금일이 2·3차 시기에서 201㎏에 도전했으나, 두 차례 모두 바벨을 든 채 일어서지 못했고 염다훈의 합계 금메달이 확정됐다.
염다훈은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82.5㎏급 금메달리스트 염동철 한국체대 교수(51)의 아들이기도 하다. ‘역도 부자’가 대를 이어 의미 있는 금메달을 안았기에 성과는 더욱 빛났다.
유소년 남자 89㎏급에 출전한 방봉현(강원체고)이 인상 133㎏, 용상 158㎏, 합계 291㎏을 들어올리며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 모두 동메달을 획득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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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합계 금메달로 시상식 때 국가까지 울리면서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밝아졌다. 선수들은 대회 초반에는 평양이라는 낯선 환경과 대회를 앞둔 부담감 때문에 긴장을 놓지 못했지만 각자 경기를 마쳐 부담감을 덜고 주변 환경에도 적응해가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숙소 뿐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보다 자연스럽게 선수들끼리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다.
선수단은 이날 오후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다시 관중석을 찾아 염다훈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평양·공동취재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