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대출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최근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변동형보다 낮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생겨났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변동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아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21~27일에 적용하는 혼합형(고정)의 금리는 2.42~3.92%다. 반면 변동금리인 코픽스 연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78~4.28%로 고정금리보다 높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분위기다.
금리 인상기에는 보통 고정금리가 변동금리가 높은 편이다.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대출 이용자들이 금리가 5년가량 유지되는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이어졌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광고 로드중
전문가들은 대출자의 상황에 따라 재테크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우선 신규 대출자는 대출 기간이 장기이면 고정금리를, 단기이면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다.
이미 대출을 받아둔 소비자들은 상황이 복잡하다. 기존 대출자들은 다른 형태의 대출로 갈아타는 게 나을지, 유지하는 게 나을지 일률적으로 단언하기 힘들다. 각자의 대출 잔여기간과 중도상환 수수료를 꼼꼼히 계산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더 내릴지 지켜본 뒤 움직이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박승안 우리은행 TC프리미엄강남센터장은 “내년에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는 전망이 많아 변동금리 이용자는 서둘러 고정금리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며 “기준금리가 내리고 있는데 시장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소비자들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따져보고 수수료 부담이 크지 않으면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탈 만 하다. 각자 상담을 통해 변동금리로 갈아타거나, 아니면 과거 고정금리형보다 금리가 낮아진 신규 고정금리형으로 바꿀 수도 있다. 신동일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대출기간이 얼마 안 남은 고객들은 차라리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에 넣어둔 돈을 빼 대출을 갚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김은정 신한은행 PWM 분당센터 PB팀장은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채나 달러 발행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이 예전만큼 높지는 않지만 연 3~4%대는 된다. 3년 정도 투자하긴 괜찮다”고 내다봤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