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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사가 여기자 좋아해…”, 막나가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입력 | 2019-10-17 00:00:00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가 그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취재한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에 대해 낯 뜨거운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을 취재한 기자들을 겨냥한 친문 성향 누리꾼들의 인신공격이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100만 명가량이 구독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특정 기자를 공개적으로 성희롱한 것이다.

이 방송의 패널은 “검사들이 KBS A 기자를 좋아해 (수사상황을) 술술술 흘렸다”며 A 기자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에 보조 진행자인 개그맨이 “좋아한다는 것이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해당 패널은 “검사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 끝부분에서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의 패널이 “사석에서는 많이 하는 이야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하겠다”고 하자 더는 문제 삼지 않았다.

평소 ‘언론인’으로 자처해 온 유 이사장이 문제의 발언이 평소 사석에서는 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당사자가 단지 불편하게 느낄 정도라고 생각해서 넘어갔다면 황당한 일이다. KBS여기자회가 “여성 기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며 분노하는 것이나, KBS기자협회가 “유 이사장은 본인 이름을 건 방송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유 이사장은 어제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곧바로 바로잡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했다. ‘조국 사태’가 터진 뒤 온갖 궤변을 쏟아내 온 그의 사과는 이례적이다.

유 이사장은 앞서도 KBS가 자산관리인을 인터뷰한 뒤,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등 충분한 근거 없이 언론을 공격해 왔다. 이번 성희롱 발언 파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여권 유력 인사인 유 이사장의 이런 행태는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대한 모독이며 자신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