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특수수사 상황 고검장에 보고… ‘검찰총장 권한 분산’ 겨냥

입력 | 2019-10-15 03:00:00

[조국 법무장관 사퇴]조국 장관 사퇴전 검찰개혁안 발표
‘인권보호수사규칙’ 이달말 제정
반부패부 들어설 대구-광주 고검, 현재 고검장 공석… 후속인사 임박
코드 인사 통해 수사개입 여지… 檢안팎 “총장 힘빼기 의도 아니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 3시간 전에 마지막 검찰개혁안을 내놨다. 검찰 개혁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지만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취임사에서 조 전 장관은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내걸었지만 대통령령이나 법무부 훈령 위주여서 정권이 바뀔 경우 언제든 ‘도돌이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고검장에게 특수수사 보고… 검찰총장 ‘힘 빼기’
 
조 전 장관은 14일 오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특별수사부 명칭 폐지 및 축소’를 위해 관련 직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면 즉시 시행된다.

조 전 장관이 내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과 대구지검, 광주지검 등 3개 청에만 특수부를 남기되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변경한다. 나머지 4곳의 특수부(수원 인천 부산 대전지검)는 형사부로 전환된다. 1973년 대검찰청에 특수부가 설치된 이래 46년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된 것이다. 반부패수사부의 수사 대상도 ‘검사장이 지정하는 사건’에서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 주요 기업 범죄 등으로 대폭 축소된다.

‘일선 지검·지청-대검 반부패강력부-검찰총장’으로 이어지던 특수수사 보고체계도 바뀐다. 이달 중 제정할 계획인 ‘인권보호수사규칙’(법무부 훈령)에는 부패범죄 등 직접수사의 개시, 처리 등 주요 수사 상황을 관할 고등검사장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고검장에게 권한을 분산해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반부패수사부가 들어설 대구고검과 광주고검은 현재 고검장이 공석이어서 훈령이 만들어지는 대로 후속 인사를 통해 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 고검장을 선임할 것이라는 우려가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인권보호수사규칙에는 △심야조사 금지 △1회 조사 총 12시간 초과 금지 △부당한 별건 수사 및 수사 장기화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강화 방안도 내놨다. 검찰공무원의 비위가 발생하면 각 검찰청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다. 감찰업무에서 검사는 배제되고 감찰위원회 외부위원 비율도 3분의 2까지 늘린다.

○ 국회 아닌 법무부 장관의 개혁 한계 드러나

하지만 취임 후 35일 동안 조 전 장관이 내놓은 검찰 개혁안은 모두 대통령령, 법무부 훈령 등 비입법 과제여서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이라는 취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이 나온다. 현 정부 출범 후 국회 동의 없이 충분히 추진할 수 있던 과제를 ‘조 전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 이후에 급하게 추진해 괜한 오해만 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 특수부 축소 등 대표적인 검찰 개혁 성과가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이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이어서 조 전 장관의 개혁이라고 이름 붙이기 어렵다는 반박도 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 후 즉시 시행되지만 현재 검찰청 특수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건은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검찰 개혁 법제화는 국회에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본질적인 검찰 개혁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시행이 가능하다. 조 전 장관이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한 것도 검찰 개혁의 입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