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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현 의원,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개정안 발의 …“입증 책임 축소”

입력 | 2019-09-23 22:09:00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자들이 ‘피해 단계’ 구분 없이 구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질환에 따른 피해 단계 구분을 없애고 이원화 돼 있는 피해자 구제 방식을 일원화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 개정 발의안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질환자들은 질환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건강 피해자로 인정받는다. 피해자 차별 논란을 빚어온 구제급여·구제계정 등은 ‘피해구제기금’으로 통합된다.

재원은 기업 분담금과 매년 정부가 출연하는 기금에서 마련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중증 폐질환 관련 인과관계가 뚜렷한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만이 우선적으로 구제받았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앞으로는 SK케미칼·애경산업 제품 사용자도 법적 피해자 지위를 보장받게 된다.

개정안은 18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들과 간담회한 내용을 최종적으로 수렴한 것이다. 신 의원 측은 “사실상 정부안”이라고 밝혔다. 24일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신 의원은 “정부도 가습기 살균제 위험성을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기업이 떠맡았던 피해 보상 책임을 정부도 함께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 대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있어서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도 크게 축소된다. 피해자가 손해배상액 산정에 곤란을 겪게되면 법원이 배상액을 추정해 결정하도록 했다. 특히 현행법의 경우 피해자가 상당한 피해 인과관계 자체를 입증해야 피해를 인정해 줬지만, 개정안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에 따른 건강상 피해를 입었으면 자동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법 개정이 법무부 집단소송제도 전면 도입 추진과 맞물리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애경산업 제품을 쓴 피해자들이 거액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현행법은 ‘가습기 살균제 건강 피해’를 폐질환, 천식 등 8가지 질환 정도로 좁게 정의해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은 배상에서 제외해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