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 “실적악화 책임” 사의… 신임 정 사장, 계열사들 CFO 역임 구광모 대표, 본격적 변화 추진… 올 정기인사폭 예년보다 커질 듯
LG디스플레이는 16일 “현 대표이사인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를 수용하고, LG화학 정호영 사장을 신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정 사장이 내년 LG디스플레이 살림살이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 이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통상 11월 말∼12월 초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8년 동안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예정이지만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한 부회장은 8년 동안 LG디스플레이 수장으로서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개척해 LG디스플레이 발전에 기여한 성과는 크다”고 말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2019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단 6명 중 5명을 유임시키며 조직 안정을 우선 꾀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올해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부터는 본격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은 구 대표가 변화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과정이었다면 올해 인사부터는 실제 구 대표가 그리는 LG그룹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인사 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미래 먹거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및 상무급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 활발한 외부 인사 영입 등을 통해 변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LG화학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CHO 조직 산하에 조직문화·리더십 개발 담장 조직을 신설하고, 새 조직 수장으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싱가포르 지사에서 인사 업무를 맡아온 권혜진 상무를 영입했다. 또 ㈜LG에는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해 팀장으로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56)을 영입했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50)도 영입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