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 10번째 발사체 도발]
북한이 내륙을 가로질러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달 6일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이후 처음.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황해남도 과일에서 발사된 KN-23 2발은 평양 등 북한 수도권 상공을 가로질러 약 45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에 떨어졌다. 이번에도 2발은 50∼60km 정점고도로 내륙을 관통해 1발은 약 330km를 날아가 알섬에, 다른 1발은 200여 km를 비행한 뒤 내륙에 각각 낙하했다. 군 당국자는 “내륙을 관통해 쏜 것은 전력화의 막바지 단계라는 의미”라며 “4차례나 발사해 실전검증이 끝난 KN-23보다 1, 2회 발사에 그친 KN-25와 북한판 에이태킴스를 김 위원장의 지휘하에 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새 기종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월 4일 KN-23의 첫 발사를 시작으로 불과 3개월여 만에 ‘신형 대남 단거리 타격전력 4종’을 속속 공개한 북한이 숨겨뒀던 또 다른 신형무기의 존재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까지 총 10차례의 신형 단거리무기의 도발을 통해 북한은 동서 해안과 내륙지역 등 어디서든 한국 전역을 기습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고체엔진을 장착해 사전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힘들고, 음속의 6배 이상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요격 회피 능력까지 갖춘 신형무기들을 북한 전역에 촘촘히 배치해 개전 초 동시다발적 대량 타격으로 한미 연합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채비를 거의 완성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남 타격용 신형무기 4종’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압박카드’로 활용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신형무기를 전술 핵무기로 전용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핵우산과 미 전략자산 등 대한(對韓) 확장억제의 영구 제거, 주한미군 철수와 맞바꾸는 제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