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린 1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앞에서 전남도청 원형복원을 주장하며 1096일간의 농성을 마친 오월 어머니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19.9.10 /뉴스1 © News1
“너무 기뻐서… 너무 기뻐서 울었어. 살다 보니 이런 날도 다 오는구나 싶어서….”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린 1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앞.
1096일간의 천막농성을 마치고 그토록 바라던 옛 전남도청 복원의 첫발을 떼는 의미 있는 날. 오월 어머니들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기 바빴다.
5·18희생자와 부상자 가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회’는 옛 전남도청의 완전복원을 위해 2016년 9월7일부터 천막 투쟁에 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곳 도청 앞을 지켰다.
어머니들은 5·18 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의 원형복원을 끊임없이 외쳤다.
5·18진상규명과 5·18 망언 사과를 촉구하며 국회 상경 투쟁도 여러 차례 나섰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투쟁한 결과 지난달 27일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전담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문체부 직속으로 꾸려졌다.
태풍 ‘링링’이 북상해 비바람이 몰아치던 7일 오전 3년여 투쟁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농성장은 철거됐다.
그리고 이날 오전 장마와 태풍 끝에 옛 전남도청에 해가 들자 어머니들이 그토록 바라던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추진단 개설과 현판식이 진행됐다.
김점례 할머니(81)는 “가슴에 뭉쳐있던 것이 이만큼 내려갔다. 우리 새끼들이 여기에서 얼마나 억울하게 갔나. 오늘을 시작으로 내 새끼들 이름을 남기고 세계적으로 5·18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투쟁을 마친 감회를 묻자 “추우면 추운 줄 모르고 더우면 더운 줄 모르고 투쟁을 다녔다. 우리 자식들을 위한 것이라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다녔다”며 “정말 고맙고 반갑고 기쁘다. 너무 좋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