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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31일 대규모 집회 취소… ‘우산혁명’ 주도 조슈아 웡 체포됐다 석방

입력 | 2019-08-31 03:00:00

주최측, 정부 강공-지도부 체포에 “시민 안전 우려” 한걸음 물러서
SCMP “軍, 선전서 물대포 훈련 공개”




‘우산혁명’의 주역으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끄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가운데)이 30일 오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가 이날 오후 보석으로 석방됐다. 31일 대규모 송환법 반대 집회를 예정했던 홍콩 민간인권진선은 시민의 안전을 이유로 집회를 취소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강공’을 시작했다. 홍콩 경찰은 30일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黃之鋒·23)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함께 우산혁명을 이끈 아그네스 초우(周庭·23) 등 민주 진영 인사들을 체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이날 반나절 만에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밍(明)보 등 홍콩 언론은 홍콩 경찰이 이들을 충분한 증거 없이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데모시스토당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웡이 오늘 오전 7시 30분 갑자기 길거리에서 미니밴에 태워져 끌려갔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웡과 초우는 이날 오후 1만 위안(약 170만 원)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웡은 석방 후 트위터에 “내가 체포된 것은 정부가 우리의 대화 요구에 몽둥이, 최루탄, 고무탄과 대규모 체포로 답했음을 보여준다. 집회의 자유와 다른 기본적인 권리도 침해받았다”고 말했다. 초우는 인터뷰에서 경찰에 검거된 후 두 차례 몸수색을 받았고 한 번은 바지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알더 쑨(孫曉嵐) 전 홍콩대 학생회장, 홍콩 독립운동을 주도하는 야권 인사인 앤디 찬(陳浩天·29)을 포함해 29, 30일 이틀간 2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한편 30일 오전 이들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홍콩 민간인권진선은 31일 예정된 대규모 집회를 안전을 이유로 취소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폭력시위를 이유로 31일 시위를 금지했다. 민간인권진선 측은 9월 초 집회를 다시 신청할 예정이라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밝히며 “우리는 언제나 평화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법적인 집회를 개최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일부 시위대는 9월 1, 2일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도로와 철도를 점거하는 공항 봉쇄 시위를 예고했다고 SCMP가 전했다. 공항 측은 일부 항공편에 대한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30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단순히 중국 주권의 상징이 아니며, 필요하다면 국가를 지킬 의무가 있다”면서 무력 개입 가능성을 강조했다. 로이터는 중국 지도부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시위대 요구를 수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홍콩 국경 인근 선전에서 인민해방군이 물대포로 시위 진압 훈련을 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고 전했다.

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