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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축복받았다” 풀타임 첫해 ‘20승 포수’ 된 두산 박세혁의 진심

입력 | 2019-08-27 05:30:00

두산 안방마님 박세혁은 풀타임 첫해를 치르며 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20승을 달성하는 데 특급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이에 박세혁은 “린드블럼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저는 축복받았죠.”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32)이 KBO 역대 20번째 한 시즌 20승의 위업을 달성한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경기 후 만난 포수 박세혁(29)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이 말부터 했다.

박세혁은 린드블럼이 올 시즌 선발등판한 25경기에서 모두 함께 호흡을 맞추며 팀이 0.880(22승3패)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데 일조했다. 또 데뷔 후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엄청난 중압감을 딛고 20승 투수를 만든 포수로 스스로 가치를 높였다. 이 자체만으로 인정받아 마땅하다. 올 시즌 에이스가 걸어온 그 길에는 항상 박세혁이 있었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20승을 따낸 경기에서 결승 득점을 올린 이도 박세혁이었다.

20승은 KBO 38년 역사에서 총 20번, 선발승으로 한정하면 11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승리는 평균자책점 등과 달리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지표라 동료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린드블럼이 승수를 쌓을 때마다 늘 “내가 아닌 팀의 승리”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서 영혼의 배터리인 박세혁에게는 특별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25일 20승을 완성한 뒤에도 린드블럼은 “투수와 포수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나는 박세혁이 제2의 투수코치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록을 세울 때마다 함께했기에 더 그렇다. 또 (박세혁이) 훈련 때 얼마나 열심히 운동하는지 보면 감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혁의 존재가 큰 힘이 됐음을 직접 표현한 것이다.

박세혁은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양의지의 백업으로 지난해까지 음지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10개구단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887.1이닝을 소화한 것만으로도 가치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포수 포지션의 특성을 고려하면 114경기 타율 0.275(363타수100안타), 4홈런, 51타점, 출루율 0.346의 타격 성적도 흠잡을 데가 없다.

풀타임 첫해부터 20승 투수와 함께한 것은 엄청난 자산이다. 이에 대한 자부심도 큰 듯했다. “소름이 끼친다. 풀타임 주전 첫해부터 20승 투수와 함께하다니…”라고 운을 뗀 박세혁은 “나는 축복받았다. 린드블럼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풀타임 첫해부터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린드블럼의 변화구 궤적이 박세혁의 미트를 그대로 따라가더라’는 말에는 “최고의 투수 아니냐”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만큼 믿음이 확고하다.

덧붙여 “워낙 로케이션이 뛰어난 선수고 경기를 풀어갈 줄 안다. 린드블럼의 공을 받으면서 배운 점들을 다른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때 활용해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그만큼 많이 배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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