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쏟아지고 일정도 안잡혔는데 핵심쟁점 예상질의 답변 연습
리허설장에 타고온 차 23일 오후 4시경 정부과천청사 5동 앞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타고 온 쏘나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가족펀드 등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문을 밝힌 직후 이 차를 타고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해 2시간가량 ‘청문회 리허설’을 했다. 과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날 오후 2시 반경 서울 종로구의 적선현대빌딩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기자들의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5분도 안 돼 조 후보자는 검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건물을 빠져나왔다.
조 후보자를 태운 차량은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정부과천청사로 향했다. 정문을 통과한 차량은 옛 과기정통부 건물 앞에 멈췄다. 임명장을 받으면 근무하게 되는 법무부 청사와는 걸어서 약 3분 거리였다. 이 건물에 내린 조 후보자는 법무부 신상정보관리센터가 있는 6층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함께 청문회 리허설을 했다.
청문회 리허설은 당초 전날 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하루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가 쏟아지면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다가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리허설이 열리고 있는 빈 청사를 둘러싸고 경비가 삼엄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본보 기자가 출입증을 발급받아 해당 건물로 접근하자 청사 직원들이 어딘가로 연락을 취하며 취재차량 주변을 배회했다.
조 후보자는 장관 지명 직후에는 청문회 준비단과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기되는 모든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지금이 청문회 리허설을 할 때냐”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 정치권의 이견으로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가 잇달아 “국민의 실망감을 이해한다” “진심을 믿어 달라”며 비친 자숙의 태도와 맞지 않는 행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