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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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달 12일 한일 간 과장급 실무 회담과 관련해 ‘한국 측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정정해주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내걸고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일 간 국장급 대화에 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일 외교소식통들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세코 경산상은 22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달 12일 경제산업성 회의실에서 열린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를 거론하며 설명회 전 한국 측에 ‘협의’가 아닌 ‘설명회’라고 밝혔는데 한국 측은 협의라고 밝혔고 (수출규제의) 철회도 요구했다”며 “한국과 대화를 위해 우선 신뢰회복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이튿날 하네다 공항에서 귀국 전 기자회견을 열고 “실무 회담이라고 해도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난 것이어서 양자 협의로 보는 게 더 적당하다고 (일본 측에) 주장했다”며 “원상회복, 즉 철회도 요구했다”는 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했다.
세코 경산상은 최근까지 공식 석상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측이 7월 12일 문제를 정정하지 않는 한 한국과 협의는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주장해왔다. 한 한일 외교 소식통은 “세코 경산상이 7월 12일 건을 문제시하는 것은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출 규제 등 일련의 경제 조치 발표 때도 일본 정부는 “한국을 신뢰 할 수 없다”며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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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공식적인 의견표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과 대화를 하겠다며 손을 내민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자신이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일 뿐 기존 입장과 동일해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안도 히사요시(安藤久佳) 경제산업성 사무차관은 최근 한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룹A(백색국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풍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