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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 울산엔 두 개의 영화제가 동시에 열린다

입력 | 2019-08-07 03:00:00

울산국제영화제-울주산악영화제… 관객 분산으로 흥행 실패 우려
영화제 통합설에 울주군은 난색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리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 복합웰컴센터. 2016년부터 매년 9월 열리는 이 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산악영화제다. 울주군 제공

내년 9월 울산에서 영화제 두 개가 동시에 열릴 예정이다. 울산시가 내년부터 개최할 계획인 ‘울산국제영화제’와 울주군이 2016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그것이다. 이를 두고 울산에서는 중복 개최에 따른 흥행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산국제영화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맡은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는 최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내년 9월 영화제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안에 따르면 영화제 프로그램은 액티브 라이프, 에코 월드, 장편 내러티브,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이노베이티브 비전, 위프 TV, 미드나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상영 규모는 약 40개국에서 출품한 영화 150편(장편 90편·단편 60편)을 시작으로, 5년 이내에 부산국제영화제 규모인 300편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영화제 개최 장소로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중구 젊음의 거리, 진하해수욕장, 장생포(세창냉동창고) 등이 제시됐다. 상영관은 태화강 국가정원 야외상영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성남점 및 울산점(삼산동), 메가박스 울산점, CGV 울산 삼산점, 울산문화예술회관, 중구 문화의전당 등을 제안했다.

울산시는 영화제 추진을 위해 사단법인 형태의 울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조직으로 집행위원회, 선정위원회, 사무국을 두기로 했다.

문제는 용역기관이 개최시기로 제시한 9월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린다는 점이다. 4회째인 올해는 9월 6∼10일 열린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캐나다 앨버타주의 ‘밴프’라는 마을에서 열리는 밴프산악영화제를 벤치마킹한 국내 유일의 국제산악영화제다. 울주산악영화제가 열리는 울주군 상북면 등억마을은 캐나다 밴프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산악마을이다. 울주군은 산악영화제 개최를 위해 이곳에 468억 원을 들여 산악문화관과 영상체험관 등을 갖춘 복합웰컴센터를 지었다.

울산국제영화제 용역기관인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는 “울주산악영화제와의 제휴를 고려해 9월 개최를 최적기로 판단했다”며 “두 영화제를 동시에 개최하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울산국제영화제 개최 장소로 제시된 곳은 모두 울산 도심이지만 울주산악영화제가 열리는 곳은 도심에서 20km 이상 떨어진 산골이다. 영화제가 같은 시기에 열릴 경우 관객 분산으로 두 영화제 모두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두 영화제의 통합설도 나오고 있지만 울주군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최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울주산악영화제는 프레영화제를 거쳐 3회까지 순조롭게 진행돼 국내외에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며 “울산시가 추진하는 영화제와는 콘텐츠가 전혀 달라 통합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영화인은 “울산에서 같은 시기에 영화제 두 개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울산시와 울주군이 대승적 차원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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