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파장]ARF 첫날 ‘美-日의견교환’ 시사
손 맞잡은 호주-일-미 외교장관 1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열린 ‘미-일-호주 전략대화’에서 3국 외교장관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상, 머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 방콕=AP 뉴시스
폼페이오 장관은 1일 고노 다로 외상이 참여한 미-일-호주 전략대화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한일 갈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고노 외상과 만나 몇 분간 따로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며 미일 사이에 한일 갈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일본 사이를 중재하거나 서로에 대한 (보복) 조치를 동결하라고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한일) 양국이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themselves) 찾을 것이라고 매우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수주 동안 형성된 긴장을 누그러뜨리기(ease the tention) 위해 그들 스스로 길을 찾아 앞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일(2일) 한일 양국(외교장관)을 모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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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호주 외교장관은 이날 ‘3각 전략대화’를 갖고 지역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한일 갈등 사안이 언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처럼 미국은 한일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2일을 하루 앞둔 1일 한일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관여’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 미국이 현상동결이라는 한일 갈등의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ARF가 열리는 태국 방콕에 머무르는 미측 고위당국자들이 직접 이 계획의 실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미국도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한미일 3각 안보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 생기게 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막후에서 한일 양국이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도록 적극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외교가는 파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이 한일 갈등의 심각성을 갈수록 크게 느끼고 있으며,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말 방한했을 당시 관련 논의가 오가며 미국이 한일 갈등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최근 며칠 사이에 부쩍 커졌고, 폼페이오 장관도 모처럼 방콕에서 한미일 외교장관이 모두 모이게 된 만큼 모종의 역할을 하고 싶을 거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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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한기재 record@donga.com / 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