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日규제 등 불확실성 커져…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줄이기보다 라인 효율화로 생산량 조절하는 듯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생산라인 배치 전환 등을 통한 ‘소극적 감산’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일부를 연구개발(R&D)용이나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돌리는 등 생산 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량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시장 수요에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증권은 이에 대해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없다고 밝혀 많은 투자가가 삼성의 하반기 공급전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삼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기보다 라인 효율화와 공정 전환으로 캐파(생산능력)를 줄여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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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도체 업계는 정보기술(IT) 업계 수요 부진에 따른 D램 가격 급락,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발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생산량 조절에 나선 상태다. 올해 3월 미국 마이크론이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5%씩 감산한다고 밝혔고, 최근 SK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가량 줄이기로 했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7월 말 평균 고정가격은 2.94달러로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3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에 일본 수출 규제까지 겹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삼성도 ‘소극적 감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