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효준.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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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잖아요. 야구가 여전히 정말 재밌어요.”
고효준(36·롯데 자이언츠)의 2019시즌은 그야말로 ‘회춘’이다. 56경기 등판 46.2이닝을 소화하며 2승7패14홀드, 평균자책점 5.40.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팀내 구원투수 가운데 최다등판 및 이닝소화다. 롯데 불펜에서는 큰 축을 맡고 있는 셈이다.
개인에게도 낯선 시즌이다. 순수 불펜으로 등판한 기록만 따지면 개인 최다경기 및 이닝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선수 인생의 황혼기로 향해가는 시점에 가장 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롯데가 아직 45경기를 남겨뒀음을 감안하면 개인 최다 기록은 꾸준히 경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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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고효준은 “야수들에게 미안했다. 나 때문에 더운 날 그라운드에 더 길게 있었다”라며 “컨디션이 괜찮다고 생각해 더 힘이 들어갔다. 이런 제구 난조는 SK 와이번스 시절(2014년이 마지막) 이후 처음이었다. 최대한 집중했다”고 복기했다. 개인 최다 기록 경신에 대해서는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이 크게 작용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러한 고효준의 가치로 인해 최근 트레이드 대상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선수 본인으로서는 언짢을 수도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만큼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 아니겠나. 선수는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게 본분”이라며 손사래 쳤다. 공필성 감독대행이 경기 전 “트레이드 대상으로 거론됐던 선수들이 너무 민감하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이다.
우문을 던졌다. 여전히 야구가 재미있느냐고. 고효준은 환히 웃으며 “그렇다. 야구가 인생이라고 하지 않나. 어릴 때는 와 닿지 않았는데, 정말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더라. 롯데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