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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62% 뚝뚝뚝… 주요기업 2분기 ‘실적 쇼크’

입력 | 2019-07-25 03:00:00


지난주부터 올해 2분기(4∼6월)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주요 기업들의 표정은 어둡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굳건한 ‘투 톱’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급락하며 ‘반도체 불황’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도 석유화학 분야의 글로벌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수출 규제 여파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유탄을 맞은 롯데도 울상이다. 그나마 현대자동차가 실적 반전으로 오랜만에 웃었지만 원화 약세로 인한 외부 변수 영향이 커 안도하기에는 섣부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부진한 효자 종목,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


24일 LG화학은 올 2분기 매출 7조1774억 원, 영업이익 2675억 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와 2017년 2분기 모두 7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데 비하면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들어갔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배터리도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30일 실적발표를 앞둔 LG전자는 ‘신(新)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선전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2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SK그룹 상황도 좋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25일 실적 발표 예정인 SK하이닉스가 매출 6조3000억 원, 영업이익 6000억∼7000억 원대에 그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3705억 원과 5조5739억 원. 지난해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다고 해도 너무 큰 하락폭이다.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5일 지난해(14조8700억 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6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잠정 공시했다. 특히 3조 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에 9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5조 원대 이하로 떨어진 이후 더 주저앉았다. 그나마 디스플레이 부문이 ‘깜짝 흑자’를 냈지만 실적에 반영된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의 영향이 커 사실상 ‘어닝쇼크’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 분쟁, 중국 저성장 등 대외 환경이 워낙 나쁜 데다 일본 수출 규제 확대 등 불확실성도 크다. 삼성과 SK의 주력 상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회복 조짐도 요원하다.

○ ‘컨틴전시 플랜’과 ‘선제적 투자’로 돌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박 6일의 일본 출장을 다녀온 직후인 13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주문했다. 백색국가 제외 등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에 대비해 반도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가 만드는 전 제품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여러 가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하반기 갤럭시 노트10 출시와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의 판매 확대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하반기에 석유화학부문의 고부가 제품 증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던 2차전지 부문의 매출 확대 및 생산 안정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24일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는 “고부가 제품의 비중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차별화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전날 선제적인 설비투자로 디스플레이 업계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경기 파주 P10공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에 3조 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