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 ‘멸종위기동물’ 그룹전, 백남준아트센터 ‘생태감각’전 등 생태 주제 전시 최근 잇달아… 다큐영상-텍스트가 갖는 한계 예술만의 감각적 이미지로 전달
백남준아트센터 ‘생태감각’전에서 선보인 백남준의 ‘사과나무’(왼쪽 사진). 미디어를 새로운 환경이라고 본 백남준의 시각과 생태학이 긴밀하게 연결된 작품이다. 오른쪽 사진은 아트선재센터 ‘색맹의 섬’에서 화제가 된 임동식의 작품 ‘자연예술가와 화가―가을’. 백남준아트센터·아트선재센터 제공
○ 자원 아닌 생명으로서의 생태계
러스 로넷의 드로잉 ‘흰 코뿔소’. 사비나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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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생태감각’의 출발점은 역시 백남준이다. 백남준의 미디어아트와 생태학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플럭서스(1960, 70년대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 작가 등 진보적 예술가와 교류했던 그가 생태학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구정화 큐레이터는 “백남준이 말년에 남긴 글이 생태학을 언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며, 그가 ‘전파’를 공공재로 인식한 것처럼 자연 역시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생태학은 다른 학문의 분과가 아니라 그 자체로 세계관이 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백남준의 ‘TV정원’과 ‘사과나무’, ‘다윈’으로 문을 연다. 그리고 자연을 활용 자원이나 착취의 대상으로 봤던 관점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박선민의 ‘버섯의 건축’에서는 버섯이, 조은지의 ‘문어적 황홀경’에서는 문어가 사람보다 더 크다. 동물도 인간과 같은 주체로 인식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 ‘감각’ 통해 더 많은 의미 전달
현대 미술이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것이 국제 미술계에서는 익숙한 일이다. 지난해 열린 타이베이 비엔날레가 ‘생태계로서 미술관’을 다룬 것은 물론이고 ‘20세기 다빈치’로 불리는 현대미술의 거장 요제프 보이스도 1970년대 나무를 심는 퍼포먼스 ‘7000그루의 오크나무’를 선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미술을 장식이나 예쁜 볼거리로 보는 관점도 많고, 이런 시선에서 미술관이 생태 이슈를 다루는 것은 생소할 수 있다. 미술관이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이유를 기획자들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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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