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족 주장하며 어머니 억울함 호소 "지난해 1월 고소했지만 아직 조사도 못해" "막강한 재력 이용해 수배 중에도 호의호식"
김준기(75) 전 DB그룹 회장의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김 전 회장 기소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6일 ‘김 전 회장의 성범죄 피해자 가족입니다. 제발 그를 법정에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최근 언론에는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였던 A씨가 지난해 1월 성폭행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보도됐다.
청원글을 올린 글쓴이는 자신을 “성폭행 피해자의 자식”이라고 소개하며 “어머니는 이혼 후 자식 둘을 혼자 떠안게 된 뒤에 식당일을 전전하다가 가사도우미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숙식을 해결하면서 월급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좋아하시던 어머니는 어느 순간 너무 힘들다는 말을 계속했다”며 “처음부터 김 전 회장이 노골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이후 어머니가 방에 있어도 음란물을 봤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어머니가 모욕적인 언행을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글쓴이는 “김 전 회장은 어머니에게 ‘유부녀들이 제일 원하는 게 뭔지 알아? 강간 당하는 걸 제일 원하는거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면서 “결국 추행과 함께 수위를 거듭해가다 차마 제 손으로 적을 수 없는 일까지 저질렀다”고 썼다.
글쓴이는 “어머니는 결국 그만두게 됐는데, 김 전 회장과 하수인들이 법을 모르는 어머니를 회유해 가사도우미로서 집안에서 보고 들은 일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건넸다”고도 밝혔다.
글쓴이는 “그는 막강한 재력을 이용해 여권이 무효화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호의호식하며 지냈다. 경찰에서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김 전 회장을 적극적으로 체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11시 기준 해당 청원에는 3229명이 참여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는 마쳤으나 김 전 회장 조사는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폭행 피소 당시는 김 전 회장이 이미 미국으로 떠난 뒤였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치료를 이유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는데, 출국 후 약 2달 뒤 비서 상습 추행 혐의가 불거졌고 이후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를 신청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신병 인도를 위한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