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민예은 개인전
흔한 실내 풍경을 거꾸로 뒤집어 낯설게 만든 민예은의 설치 작품 ‘라비하마하마hyun추추happyj33아토마우스에뽄쑤기제트블랙병뚱껑...’. 대안공간 루프 제공
전시장의 설치 작품 ‘라비하마하마hyun추추happyj33아토마우스에뽄쑤기제트블랙병뚱껑…’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할머니 집에 있을 듯한 괘종시계가 뒤집힌 채 벽에 매달려 있고, 천장의 조명등이 바닥에 깔려 있다. 이런 연출은 일상의 익숙함을 기괴하고 낯선 이미지로 바꿔 놓는다. 제목은 작가가 중고 거래로 소품을 수집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온라인 아이디를 나열한 것이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언어를 이용해 작가는 자신이 속했다고 여기는 ‘한국 사회’의 의미, 혹은 ‘프랑스 사회’의 의미를 되묻는다.
어릴 때부터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살았던 작가는 납작한 프랑스식 접시에 밥을 담아 먹는 등 두 문화가 혼재된 일상을 살았다. 그러다 자신의 일상이 전형적 프랑스인이나 한국인의 그것과 다르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작업을 통해 한국인도 프랑스인도 아닌 개인 ‘민예은’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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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활동했던 작가의 국내 대규모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대안공간 루프가 올해부터 시작한 치열한 공모를 뚫고 선정됐다. 전시는 21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