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 비율 해마다 높아져… “아이 맡길 곳 없어 퇴사” 33% 최다 31%는 “일보다 양육 가치가 커”
0∼6세 아이를 둔 여성 중 최 씨처럼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여성이 40.3%에 이르는 것으로 9일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보건복지부가 육아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영·유아를 기르는 전국 253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전국 보육실태조사’에서 나왔다. 결과에 따르면 ‘경력 단절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009년 24.6%, 2012년 25.2%, 2015년 32.3%에서 지난해 8%포인트 증가한 40.3%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9일 “2015년까지는 자녀 한 명당 경력 단절 경험을 조사했지만 지난해는 가구를 기준으로 해 상승폭이 다소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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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여성들이 일을 그만둔 이유로는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응답이 32.8%로 가장 많았다. 31.2%는 ‘일보다 육아의 가치가 크다’고 답했다. 이어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힘들다’(21.4%), ‘돌보미 등 대리 양육비용이 부담스럽다’(6.4%) 순이었다. 응답자의 약 70%가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돌볼 여건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둔 셈이다.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만 쏠린 것도 경력 단절을 부추기는 요소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 ‘육아휴직을 해봤다’는 응답은 여성이 26%인 데 반해 남성은 1.1%에 그쳤다. 남성의 육아휴직 기간은 평균 7.7개월로 여성(13.9개월)의 절반가량이었다.
경력 단절의 부담은 여성의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 비율은 43.5%로 10년 전보다 18.1%포인트 급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30대 여성의 취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