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15대가 20개 마을 운행… 승객은 500원만 내면 돼 부담 없어 2년간 3만5779명 이용해 인기
전북 전주시가 2017년부터 교통오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운행 중인 공공형 택시 ‘모심택시’에 한 할머니가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타고 있다. 전주시 제공
주민들은 시장이나 병원에 가려면 전적으로 시내버스에 의존하는데 문제는 하루 5차례 오가는 시내버스의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3∼4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 마을 부녀회장인 남준임 씨(68)는 “주민들이 병원을 자주 찾는데 첫차는 오전 7시 반에 출발하고 다음 차는 11시 5분에야 온다. 시내버스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면 점심시간이어서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없어 어르신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남 씨는 “시내버스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시내를 나가는 게 힘들었는데 모심택시가 운행하면서 불편이 크게 줄었다. 진료 시간에 맞춰 병원에 갈 수 있게 된 할머니들이 특히 좋아 하신다”고 말했다.
2017년 4월부터 전주시가 운행을 시작한 ‘모심택시’가 교통오지 마을 주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모심택시는 ‘농촌마을 어르신들을 모시러 간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이 붙여졌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사업에는 해마다 국비 1억 원과 시비 1억 원이 투입된다. 택시 1대당 승객들이 부담하는 요금은 2000원. 4명까지 탈 수 있어 승객 1명당 500원씩만 내면 된다. 승객 부담 요금 외의 비용은 전주시가 지원한다.
현재 개인택시 15대가 전주시내 5개동 20개 마을을 운행하고 있다. 이 마을들은 시내버스 배차 간격이 3∼4시간이거나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승강장까지 거리가 800m 이상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많은 곳이다. 일반 택시처럼 차량을 호출하는 게 아니라 평일 정해진 시간에 마을을 방문한다. 시내버스 배차시간 사이사이와 특히 아동 수요가 많은 오전에 집중 배치된다. 마을별로 하루 1∼6차례 운행된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 모두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운행횟수를 늘리거나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전주시에 건의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모심택시의 주말 운행을 검토 중”이라며 “모심택시가 오지마을 주민들의 진정한 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