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윤철.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박윤철(23)은 10라운드 신인지명의 기적을 쓴 선수다. 고교 졸업 직전 한화로부터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대학 진학을 택했고, 4년 뒤인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도 공교롭게 또다시 10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어렵게 프로무대에 선 그에게 생각보다 ‘천금 같은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부상선수의 대체자원으로 1군 무대에서 선발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한화는 29일 1군 엔트리에서 장민재를 말소했다. 28일 대전 히어로즈전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낀 장민재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박윤철은 이 경기에서 장민재의 뒤를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했는데, 키움의 강타선을 맞아 3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가능성을 엿보였다.
30일 키움전을 앞두고 박윤철은 “선발 기회는 ‘양날의 검’과 같다”며 기대감과 더불어 긴장감을 표현했다. 이어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며 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음을 내려놓고 될 수 있으면 편하게 공을 던지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등판에선 묘한 인연도 겹쳤다. 서울고 동기인 키움 우완투수 최원태와 28일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박윤철은 “학창시절에는 친했는데 프로에 가서 점점 격차가 벌어진다고 느껴 연락을 못 했다. 늦게나마 프로무대에 와서 함께 공을 던지니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동기부여도 확실한 그에게 남은 것은 호투뿐이다. “후회 없는 공을 던지고 싶다. 5이닝을 버티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