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점에서 한 고객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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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까보다!”
상반기 안방극장을 강타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유명한 대사다. 평소 우아하고 교양있는 모습을 잃지 않던 여주인공이 자신의 치부를 들춰내는 옛 고교동창에게 숨겨왔던 발톱을 드러내며 내지른 한마디다.
아마 요즘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서로를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 전파 동시 발사’, ‘1호 가입자 동시 개통’ 등 신사협정을 유지하다가 막상 본격적인 망품질 경쟁이 시작되니 억눌러 왔던 ‘자기자랑’과 ‘경쟁사 험담’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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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중국 기업 화웨이 장비로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구축한 탓에 그간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상황 반전을 위해 LG유플러스는 품질 측정 결과를 꺼내들었다. 우려와 달리 자사 5G 속도가 경쟁사보다 월등히 빠르고 품질도 좋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다.
SK텔레콤과 KT는 즉각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5G 품질과 속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들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4G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자랑했던 5G 속도가 실은 2~3배 빠른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기 때문이다. ‘진흙탕 싸움’이라는 말도 이때문에 나온다.
그런데 기자는 소비자의 한사람으로서 3사의 이같은 ‘헐뜯기’가 내심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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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사는 5G 품질을 놓고 정면대결을 펼치는 모양새다. 그동안 이용자 입장에선 어느 통신사의 품질이 더 좋은지 알 도리가 없었다. 기자 역시 취재를 위해 기지국 설치 숫자나 품질을 물어봐도 3사는 입을 맞춘 듯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매번 되풀이 했다.
하지만 3사가 품질 경쟁을 시작하며 현 수준의 5G 속도와 품질 상세 내역을 자발적으로(?) 공개했다. 속살을 드러낸 5G 현황을 보니 왜 그렇게 5G가 잘 끊기는지, 속도는 얼마나 기대에 못 미치는지, 아예 터지지도 않는 지역은 또 얼마나 많은지 만천하에 드러났다. 3사가 싸운 덕(?)이다.
망신스럽겠지만 경쟁사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3사는 이제 부지런히 속도와 품질을 끌어올려야 한다. 네트워크 품질을 높이는데는 왕도가 없다.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더 많은 기지국과 장치를 설치해야만 속도와 품질이 좋아진다.
이런 이유로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가 5G 품질을 스스로 공개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다. 성에 차지 않았던 5G 품질이 경쟁을 통해 빠르게 개선되길 기대해 볼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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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겪으며 피차 경쟁사를 가리켜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계속되는 비방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렇게 싸우기라도 해서 5G 품질이 하루 빨리 좋아진다면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싸움’이 아닐까.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