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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없는 롯기한…팬심의 엄중경고, 영원함은 없다

입력 | 2019-06-24 05:30:00

롯데 양상문 감독-KIA 박흥식 감독대행-한화 한용덕 감독(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팬심은 영원하지 않다. 성적이 나오지 않음에도 자신의 시간과 돈, 에너지를 들여 경기장을 찾는 팬이 많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욕심이다.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 인기팀 중 하나임을 자부하던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23일까지 KBO 올스타전 투표 현황을 살펴보면, 특정 팀 독식 현상은 눈에 띄게 감소됐다. 하지만 일부 팀은 베스트 12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놀랍게도 롯데와 KIA, 한화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가 속한 드림 올스타와 KIA, 한화가 속한 나눔 올스타 모두 이들 팀 선수들의 실적이 저조하다. 2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도 드물지만, 1위와 격차가 상당하다.

프로 원년인 1982년부터 2012년까지는 타자 아홉 명에 선발투수까지, 베스트 10이 영예의 대상이었다. 2013년부터 2년간은 구원투수가 포함된 베스트 11, 2015년부터 올해까지는 중간투수와 마무리투수를 나눠 베스트 12가 올스타 선발 대상이다.

베스트 명단에 롯데 선수가 실종된 건 20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는 롯데의 암흑기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최하위에 머무는 등 ‘8888577’의 악몽 시절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팀 성적에 관계없이 올스타전 단골 팀으로 등극했다. 2012년에는 드림 올스타 베스트 10 전 포지션을 롯데 선수가 차지하는 등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만일 투표에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롯데는 16년 만의 굴욕을 겪게 된다.

롯데만큼은 아니지만 KIA와 한화도 올스타 단골손님이다. 이들은 2013년 나란히 단 한 명도 올스타전 선발 발탁에 실패했다. 당시에는 LG 트윈스가 암흑기를 끊어내며 나눔 올스타 전 포지션을 독식하는,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2012년을 제외하면 타이거즈 선수가 올스타 선발에서 빠진 사례는 2001년(당시 해태)까지 올라가야 한다. 한화 역시 2012년 이전의 ‘무올스타’는 1996년이다.

자연히 이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올 시즌 야구장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22일까지 한화는 전년대비 -11%, 롯데는 -12%, KIA는 -21%의 관중 감소 추이를 띄고 있다. KIA는 7위, 한화는 9위, 롯데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 초 유독 5강5약의 구도가 선명했고 연일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들은 홈은 물론 원정에서도 매진에 가까운 팬들을 몰고 다니는 거대 팬덤 구단이다. 이들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자연히 KBO리그 전체 관중수에도 영향이 있다. 올해 KBO리그는 328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9% 감소세다. 이대로면 4연속시즌 800만 관중 돌파는 어려워보인다. 팬심은 영원하지 않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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