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들 ‘꿈의 빅리그’ 경유지로 떠오르는 동유럽 부상으로 K리그 좌절 19세 이상혁 체코 2부서 지난 시즌 8경기 뛰어… 팀은 이적료 노리고 기회 많이 줘
크로아티아와 체코 등 동유럽이 스페인과 독일, 잉글랜드 등 ‘축구의 엘도라도’로 가는 중간 단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은 프로에서 바로 주전으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동유럽도 유럽식 시스템을 갖추고 많은 경기를 하기 때문에 중간 정착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 2부 리그 파르두비체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이상혁(19·사진)은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을 제대로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르두비체는 지난 시즌 2부 16개 팀 가운데 7위를 한 팀이다. 이상혁은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체코를 찾은 경우다. 서울 신정초교를 나와 프로축구 K리그 대구 산하의 율원중과 현풍고를 졸업한 이상혁은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대구를 포함한 국내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중학교 때만 해도 15세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고교 1, 2학년 때 피로 골절로 6개월씩 쉬는 바람에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디나모 자그레브와 파르두비체 등 동유럽 팀들은 이상혁 같은 유망주를 영입해 스페인 등 빅리그에 높은 몸값을 받고 이적시켜 구단 재정을 마련한다. 이상혁은 “감독님이 저를 뽑은 건 경험을 쌓게 한 뒤 이적료를 받고 다른 팀으로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막내인데도 등번호 10번을 주고 자주 출전시키고 있다. 경험을 많이 쌓으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