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올라가니 마음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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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간판 타자 최정(32)이 길고 길었던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방망이 무게를 줄이고, 더 짧게 쥐고 치는 것이 비결이다.
최정은 지난해 타율 0.244 35홈런 7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0개가 넘는 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너무 낮았다. 슬럼프에 부상이 겹치면서 고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70경기에서 타율 0.302 15홈런 58타점으로 한층 살아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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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시즌 초반에 흔들렸다. 스프링캠프 때 염경엽 감독님이 방향을 제시해 줘서 했는데 잘 됐다. 하지만 막상 시즌을 시작한 뒤 느낌은 나쁘지 않은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시즌 초반을 되돌아봤다.
“그래서 멘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옛날에 잘 쳤던 폼을 기억하려 하면서 같은 패턴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결과가 좋지 않으니 타석에 서면 짜증이 많이 났다”며 “그러다보니 아예 어떻게 쳐야할지 모르겠더라. 스스로 헤맸다”고 전했다.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최정은 변화를 줬다. 시즌 초반부터 감독, 타격코치와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타격폼을 정립했다.
최정은 이달 초 본격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방망이 무게를 900g에서 880g으로 줄였다. 또 예전보다 손가락 1개 정도 짧게 방망이를 잡고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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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여태까지 내가 한 스윙이 현재 공인구와 맞지 않는다. 예전 스윙대로 하면 공이 넘어가지 않는다. 타구가 가다가 죽는다”며 “이제 임팩트를 줘 때려야 한다. 고민하고, 연습한 결과가 현재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방망이 무게를 줄인 것이 확 느껴지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편안하다. 또 짧게 잡을수록 배트 스피드가 좋아지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2일 한화전에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개의 안타를 치면서 현재 타격폼을 정립했다.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당시 잘 맞은 것을 기억해내며 경기한다”고 말했다.
최정은 타격폼 등에 계속 변화를 주며 더 나은 길을 찾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올 시즌 최정에게 더 이상 변화는 없다.
“올해 타격 쪽에서 잘 되든 못 되든 변화없이 갈 것이다. 장타 욕심도 없다. 지난해 타율이 너무 낮았는데 타율이 올라가니 마음이 편하다. 타율이 높아지는 것만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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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 제이미 로맥과 홈런 15개로 선두를 질주 중인 최정은 “공인구가 바뀌면서 확실히 타구가 덜 날아간다. 홈런에 대한 생각을 예전만큼 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도 다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홈런에 비중을 덜 두고, 콘택트해서 안타를 치는 것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최정의 변화는 한층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것이 염경엽 SK 감독의 설명이다.
염 감독은 “홈런, 안타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다. 자기 것을 정립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현재 잘되는 이유를 알고, 느낌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올 시즌은 최정이 좋은 것, 안 좋은 것을 시험하며 많은 것을 느끼는 시기다. 훈련 방법을 어떻게 했을 때 좋았고, 안 좋았을 때 어떤 방식으로 좋은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정리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대처 방법을 몰라 흔들렸지만, 슬럼프 기간이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지금은 루틴을 만들어가는 시기다. 올해 제대로 정리한다면 은퇴할 때까지 타격 그래프가 많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