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출정식을 만 24시간 앞둔 17일(현지시간) 오후 8시경 행사장인 플로리다 주 올랜도 암웨이센터.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Make America Great Again(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와 티셔츠, 비옷 등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100여 명이 인도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시작했다. 행사 40여시간 전인 새벽 2시부터 줄이 서기 시작했다.
암웨이센터 앞 인도 100여m를 차지하고 노숙을 시작한 지지자들은 차량이 응원의 경적을 울리거나 지지자들이 ‘트럼프 깃발’을 흔들고 지나갈 때마다 ‘트럼프’를 연호했다. 현장을 취재하던 지역 방송국의 한 기자는 취재진에게 “폭우가 행사 참석자 수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일 밤 올랜도에서 ‘빅 랠리(Big rally)’가 열린다.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10만 명이 넘게 신청했다. 행사장 밖의 참석자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암웨이센터 수용 인원은 약 2만 명. 주최 측이 입장 티켓을 무제한 발급했기 때문에 티켓이 있더라도 줄을 서지 않으면 행사장에 들어갈 수 없다. 올랜도에 거주하는 릴랜드 맥키 씨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앞자리를 맡아주기 위해 새벽 5시에 나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유로 경제 성과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맥키 씨는 “성장률은 올라가고 실업률은 내려가고 있다. 그가 재선되면 북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제니퍼 프렌드 씨는 “원래 무당파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프라이머리에 참가하기 위해 공화당원이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놓은 덕분에 토목기사로 일하는 남편 일도 잘 돼 최근 ‘세컨드 카’도 샀다”고 말했다. 1980년대 두 딸을 한국에서 입양해 키웠다는 팀 윈 씨는 “공화당원은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으로 남북한이 통일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내 생애는 아닐지라도 두 딸들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지역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선전한 몇 안 되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대선 출정식을 열고 ‘어게인 2016년’의 바람몰이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 등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이 총출동한다.
행사장인 암웨이센터
올랜도=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