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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혼인파탄 책임… 이혼 청구 못해”

입력 | 2019-06-15 03:00:00

법원, 이혼소송 기각… 유책주의 유지




아내와 이혼하게 해달라는 영화감독 홍상수 씨(59·사진)의 청구를 법원이 기각했다. 이혼 사유에 책임이 큰 홍 씨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홍 씨가 아내를 상대로 이혼조정을 제기한 지 2년 7개월여 만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성진 판사는 14일 “아내 A 씨와의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주된 책임이 홍 씨에게 있고, 유책(有責)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예외적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앞서 홍 씨는 2016년 9월 배우 김민희 씨(37)와의 불륜설이 나오자 같은 해 11월 법원에 아내 A 씨를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고 한 달여 뒤 정식으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3월에는 김 씨와 연인 관계임을 공식화했다.

김 판사는 이날 “우리 판례는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에 이르렀더라도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대 배우자도 이혼할 뜻이 있거나 유책 배우자가 혼인 파탄의 책임을 상쇄할 만큼 상대 배우자와 자녀를 보호하고 배려했을 경우, 부부 중 누가 더 책임이 큰지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세월이 지났을 때 등은 예외적으로 이혼 청구가 허용된다. 그러나 홍 씨는 이런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김 판사는 A 씨가 홍 씨와 이혼할 뜻이 없다고 봤다. 또 김 씨와의 불륜설이 나온 이후 홍 씨가 A 씨와 자녀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에 대해 충분히 배려했거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