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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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괴력의 장타왕’ 팀 버크
장타대회 우승했지만 스트로크 대회에선 쓴맛
31오버파 아쉬움 속 내년 출전 욕심 드러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오후조 경기가 한창이던 14일 경기도 용인시 88 컨트리클럽.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18번 홀 그린 뒤편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여유롭게 지켜보는 한 남자가 있었다. 미국에서 온 ‘괴력의 장타왕’ 팀 버크(33)였다.
한 눈으로 봐도 건장한 신체조건(신장 198㎝·체중 106㎏)과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버크는 이번 대회 최고의 유명인사였다. 2013년과 2015년 볼빅 월드 롱드라이브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경력 그리고 최대 5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비거리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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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직후 만난 버크는 “이번 장타대회는 일반 코스보다 페어웨이가 좁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즐기면서 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역시 드라이버를 스트레이트 구질로 장타를 날리더라. 스윙도 모두 좋았다. 특히 나와 결승전에서 만났던 김홍택(26)은 빠른 스윙 스피드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장타가 스코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버크의 스트로크 대회 최종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1라운드 13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로 OB를 3차례 내면서 셉튜플 보기(7오버파)를 기록하는 등 이날에만 17오버파로 고전했고, 2라운드에서도 14오버파로 부진해 최하위인 142위(31오버파 173타)를 기록했다.
용인|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자신의 아내와 함께 남은 경기를 관전한 버크는 “내 인생 첫 스트로크 대회였다. 예상대로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내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더군다나 그린 난이도도 높아 타수를 많이 잃었다”고 아쉬움을 표한 뒤 “본 대회에서는 아이언으로 몇 차례 티샷을 했다. 사실 더 많은 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하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내 장타를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고 밝게 웃었다.
2012년부터 장타 전업선수로 진로를 바꾼 버크는 주중 닷새를 운동으로 할애하며 근육질 몸매를 관리하고 있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파워 데이’로 지정해 몸을 키우고, 나머지 평일은 골프에 꼭 필요한 운동으로 기본기를 다진다. 장타대회 우승은 물론 주말 골퍼로서 70대 타수를 유지하는 숨은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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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다. 꼭 다시 오겠다. 단, 그때는 드라이버를 잠시 내려놓을 수도 있다, 하하.”
용인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