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사흘째 각계각층 조문 이어져…고인 추모 홍남기 "고인의 민주화 헌신 기억하는 계기 되길" 최태원 "나라의 큰 어른 잃은 것 같아 애통하다" 진선미 "여가부 시초 만든 분…더욱 노력하겠다" 임종석 "절로 고개숙여지고 삶을 돌아보게 해" 14일 오전 사회장 엄수…국립현충원서 추모식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식 나흘째인 13일에도 고인의 마지막을 기리기 위한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최문순 강원지사, 배우 최종원·추상미씨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이날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은 홍남기 부총리였다. 홍 부총리는 공식 조문이 시작되는 오전 9시 정각에 맞춰 빈소를 찾았다.
최태원 SK 회장은 오전 9시10분께 빈소를 찾았다. 최 회장은 빈소를 떠나면서 “나라의 큰 어른을 잃은 것 같아서 애통하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동교동 사저에서 이 여사를 경호하던 경찰 3기동단 34중대 40여명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경찰 정복과 근무복 차림을 한 이들은 제단 앞에 나란히 도열한 뒤 고인의 영정을 향해 경례했다. 기동단 관계자는 취재진을 향해 “경호부대가 당연히 왔다 가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 마자 빈소로 발걸음 했다.
진 장관은 “여가부의 시초를 만든 것도 이 여사이고, 그 분의 많은 노력이 여성 인권 신장에 일정부분 기여했다. 이 부분들을 받들어 열심히 노력해 성평등 사회를 만들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많이 그리울 것 같지만 그 그리움까지 원동력 삼아서 조금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순방을 갔는데 노르웨이와 스웨덴까지 가야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저한테 애도의 마음을 전달하며 유족들께 꼭 전해달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법조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전 11시31분께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이, 오전 11시41분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들렀다. 박 장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조문 와야해서 왔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기고 떠났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오후에 빈소를 찾아 “처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공천받았을 때 나이가 34살이었다. (이후에도) 여사님을 자주 뵈었다”며 “이 여사님은 너무 까마득한 어른이셔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한 번 더 제 삶을 돌아보게 해주시는 어른”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조문을 마친 뒤 “이 여사님은 1세대 페미니스트로 1세대 여성운동을 주도했다”며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강고한 가부장제 사회에 저항하면서 특히 가족법을 중심으로 법적인 여성들의 차별문제를 들고 나오셔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정대철 민주평화당 고문은 “이 여사님은 김대중 전 대통령 개국공신 1호”라고 고인을 기렸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도 “우리 민족사에 한 획을 긋고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함께 생을 마치신 이 여사님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드린다”며 “한 시대를 마감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를 추모하면서 새로운 역동의 시대를 맞이할 것 같다”고 애도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추모를 마치고 나와 “우리나라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해 평소에 많이 존경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정치분야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주시고 2002년 월드컵 준비도 도와주셨다”고 회상했다.
이밖에 이날 빈소에는 한승수·한명숙 전 국무총리, 박희태 전 국회의장, 최인호·금태섭·인재근·전현희·황희·이훈·서영교 민주당 의원, 박순자·박대출 한국당 의원,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워장, 진성준·강기갑 전 의원, 함세웅 신부,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주한 앙골라 대사, 케냐 대사, 가나 대사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은 14일 오전 6시30분부터 엄수된다. 오전 7시 고인이 생전에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열린 뒤 오전 9시30분부터는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추모식이 진행된다.
추모식에서는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를 하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황교안 자유한국당·정동영 민주평화당·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추도사를 한다. 여성단체 대표로서는 장하진 전 여성부장관이, 사회단체 대표에는 김상근 KBS 이사장이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