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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위안화 가치하락 우연 아니다”… 中과 환율 놓고 으르렁

입력 | 2019-06-11 03:00:00

[美-中 패권다툼 전방위 확산]美 ‘中 환율조작 의혹’ 공세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맞설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이미 역외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환율 추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을 기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원화 환율도 위안화 가치에 연동해 올랐다.

10일 블룸버그와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화 환율은 연중 최고점인 달러당 6.9518위안으로 거래됐다(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당 6.7위안까지 내려갔던 역외 위안화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2500억 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5월 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외 환율시장 참가자들이 위안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보고 움직이면서 고시환율과 역외환율 간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2위안 낮춘 6.8925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이 오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185.2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위안화 환율이 3개월 내에 달러당 7.05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자크 팬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자들이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붕괴를 꺼리겠지만 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국의 고율 관세를 상쇄할 수 있는 당연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이 마지막이다.

이 같은 분석은 이강(易鋼) 런민은행장이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환율에 대한 약간의 유연성은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좋은 일”이라고 한 발언이 중국이 위안화 추가 약세를 용인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힘을 얻게 됐다. 또한 시장의 예측과 달리 런민은행은 중국의 5월 말 외환보유액이 한 달 전보다 61억 달러 늘어난 3조101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최소한의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의 환율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년 전) 6.30위안에서 6.90위안으로 움직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으면 곧바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 올 것이라 생각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놀랄 것”이라며 미중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9일 후쿠오카에서 막을 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에 위기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실질적, 전면적 무역 전쟁에 가까워지고 있다. G20 모두 무역 전쟁이 경제위기, 경제성장 결핍, 세계 전역의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