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여행 내내 폭스뉴스를 시청하거나 수행원에게 갖가지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CBS뉴스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Ceremony only gets you so far.”
골프 치고, 더블 치즈버거 먹고, 스모 경기도 함께 관람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매우 요란하게 만났지만 별로 이룬 것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 행정부 관리의 말입니다. “격식(ceremony)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격식을 차린 여러 행사에 참석했지만 내실은 없었다는 뜻입니다. ‘So far’는 ‘지금까지’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제한적인’이라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별 볼 일 없는 만남’이었다는 것이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 내년 미 대선에서 자신의 라이벌로 부상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트윗을 여러 개 올렸습니다. 대통령이 바다 건너까지 가서 국내 정치를 비난하는 것은 정치 에티켓이 아닙니다. 한 민주당 정치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고합니다.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 1947년 냉전 초기 공화당 소속 아서 반덴버그 상원 외교위원장이 민주당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게 외교 문제에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면서 “국경선 너머까지 당파 정치를 끌고 가지 않겠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It’s like being held captive.”
일반적으로 해외를 순방하는 대통령의 수행원이 된다는 것은 혜택이고 권력입니다. 출세 코스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원들은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합니다. 4, 5시간밖에 안 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에서 수행원들을 달달 볶으면서 이런저런 주문을 해댄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수행원들은 ‘포로 신세(being held captive)’가 된 기분이라고 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