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쥴' 24일, 한국 '릴베이퍼' 27일 판매 궐련형 이어 액상형 전자담배 맞대결 시작 강화된 금연 정책 광고 못해 오직 '맛'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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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자담배 업체 ‘쥴랩스’(JUUL LABS)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이 24일부터 판매된다. 케이티앤지(KT&G)는 같은 유형의 전자담배 ‘릴 베이퍼’(LIL VAPER)를 사흘 뒤인 27일 내놓는다. 쥴랩스는 미국 전자담배 1위 업체, KT&G는 국내 담배 1위 업체다. 미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담배 회사가 액상 전자담배 시장을 놓고 맞붙으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전자담배 전쟁’이 궐련형에서 액상형으로 전장을 바꿔 재점화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쥴이 일단 담배 대안이 될 것”
쥴랩스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쥴 판매를 공식화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애덤 보웬 공동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임스 몬시스 공동 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 이승재 쥴랩스코리아 대표, 켄 비숍 아시아 국제성장 부문 부사장 등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출시되는 만큼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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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액상형 전자담배?
2015년 출시된 쥴은 길쭉한 USB모양을 한 이른바 폐쇄형 시스템(CVS Closed System Vaporizer) 전자담배다. ‘팟’(pod)으로 불리는 액상 니코틴 카트리지를 기기 본체에 끼워 피운다. 성인 남성 엄지 손톱 크기의 팟 1개는 200여회 흡입이 가능해 일반 담배로 치면 한 갑 역할을 한다.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고, 카트리지만 끼우면 바로 작동 가능해 편하다.
쥴은 미국 10~30대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국 현지에서는 쥴을 피운다는 의미의 ‘쥴링’(JUULING)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 고등학생 전자담배 흡연은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각에서는 이같은 흡연량 증가가 쥴랩스의 전자담배 ‘쥴’(JUUL)과 관련 있다고 보기도 한다. 달가운 수치는 아니지만, 쥴의 인기를 가늠해볼 수는 있는 척도는 될 수 있다.
◇KT&G “이번엔 안 당해”
2017년 5월 필립모리스코리아가 내놓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는 20~40대 흡연가의 지지를 받았다. 이후 KT&G는 ‘릴’(LIL)을 내놨지만, 후발주자인 탓에 고객 일부를 뺏앗길 수밖에 없었다. 전자담배 시장은 아이코스와 릴의 경쟁 속에 전체 담배 시장의 12%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아이코스가 막 출시된 2017년 2분기 전자담배 판매량은 200만 갑, 올해 1분기엔 9200만 갑이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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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금연 정책, 누가 이길까
지난 21일 보건복지부는 흡연을 더 강력하게 억제하는 ‘금연 종합 대책’을 내놨다. 실내 흡연실을 완전히 폐쇄하고, 담배 광고를 최대한 억제하고, 흡연 폐해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내용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38%대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늦어도 2025년까지는 20%대로 떨어뜨리겠다”고 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이후 흡연율 감소 흐름이 정체하고, 이번엔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나오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쥴랩스와 KT&G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쥴랩스 임원들은 한목소리로 “규제를 존중하고 준수하겠다”고 했다. 성패는 결국 담배 맛으로, 이에 따른 입소문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쥴과 릴베이퍼의 맛이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를 능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하는 쥴 팟 니코틴 함량은 1.7%, 3%, 5% 세 가지다. 국내에서는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낮춰 출시된다. 이렇게 되면 쥴 특유의 타격감(연기를 마시는 느낌)과 연무량(내뱉는 느낌)이 나올 수 없다. 릴베이퍼도 같은 상황이어서 두 회사 모두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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