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측, 수면유도제·보험계약서 등 일부 증거 부동의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십니까.” “아니요.”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 19년만에 재심이 진행 중인 김신혜(42)씨의 공판이 20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해남지원 1호법정에서 형사합의 1부(지원장 김재근) 심리로 열린 공판은 앞선 네 차례의 준비기일과 달리 공개로 진행됐다.
공판은 그 동안 준비기일에서 제기한 검찰의 증거에 대해 김 씨측의 동의와 부동의가 이어졌다.
김 씨는 수면유도제와 보험계약서, 살해 과정에서 참고했다는 증거로 제시된 영화CD 등 일부에 대해서는 채택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보험계약서에 대해서는 날자와 서명 등의 사문서 위조 가능성을 직접 설명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판정을 나온 김 씨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에도 기자들을 향해 “사문서를 위조한 검찰은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한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명 ‘김신혜 사건’은 지난 2000년 3월7일 김 씨의 아버지가 전남 완도의 한 버스승강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큰딸 김 씨를 피의자로 체포했다.
수사기관은 김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술에 수면제를 타 아버지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시신을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00년 8월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압수사 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대법원은 2001년 3월 김 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김 씨는 대현변협 인권위 법률구조단 도움을 받아 지난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일부 강압수사와 압수조서 허위작성 등을 인정,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해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