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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60km 질주 - 80km 속도로 코너링 ‘땀 범벅’… 5바퀴 돌자 현기증

입력 | 2019-05-15 03:00:00

인제스피디움 카레이싱 체험기
현대차 “일반인에 드라이빙 교육”… 기초부터 최상위까지 4단계 레벨
연습주행후 3.9km 트랙에 진입
19개 코너 아찔-짜릿한 레이싱… “아파트 1∼4층 오르내리는 느낌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반 운전자도 6종의 차량으로 기초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체험할 수 있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강원 인제군의 모터스포츠 경기장인 인제스피디움 트랙에서 10일부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걱정을 한가득했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정확히 20일째였던 8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의 사전 미디어 공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 인제군으로 향했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카레이싱 경기가 열리는 인제스피디움에서 10일부터 일반 운전자도 스포츠 드라이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이 마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평균 40여 명만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는데 유료(기본 5만원)로 진행되는데도 등록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해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접수 절차를 마친 뒤 이론 교육장으로 향했다. 기자가 사전에 선택한 교육 코스는 1단계. 가장 기초 교육이다. 단계는 총 4개로 입문 교육(2단계), 심화 교육(3단계), 최상위 교육(4단계) 등으로 나뉜다.

1단계 교육을 담당한 강사는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 씨. 20분 동안 진행된 이론 교육에서 권 씨는 운전석에서 몸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씨는 “왼발은 운전석 왼쪽 발판에 고정하고 시트와 운전대 등을 몸에 딱 맞춰야 트랙에서 안정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레이서는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강하게 조인다고 한다.

교육장 밖으로 나오자 수십 대의 차량이 마련돼 있었다. 기자가 배정받은 차량은 기아차의 K3 GT(자동변속기). 이 외에도 운전자는 현대차(신형 아반떼·벨로스터 1.6T·i30 N), 기아차(스팅어 3.3T), 제네시스(G70 3.3T) 등 총 6종의 차량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막상 차량에 탑승해 도로주행 시험 이후 20일 만에 안전벨트를 매고 운전대를 잡으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교육 내용을 되새기며 차근차근 시동을 걸고 권 씨의 차량을 따라 실전 교육장으로 이동했다.

우선 시속 40km로 주행하면서 러버콘(플라스틱 원뿔 구조물)을 피해 좌우로 유연하게 주행했다. 직선 코스에서는 50km까지 속도를 높인 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안전하게 차를 멈추는 훈련을 했다.

기자는 어설프게 운전대를 좌우로 돌리다가 결국 4개의 러버콘 중 3개를 쓰러뜨렸다. 이어 긴급 제동 구간에선 두려운 마음에 브레이크를 천천히 밟으며 차량을 세웠다. 주행을 지켜본 권 씨는 “양손을 운전대의 시계 3, 9시 방향에서 꽉 잡고 돌려야 부드럽게 방향을 바꿀 수 있고, 마지막 브레이크는 끝까지 강하게 밟아야 긴급한 상황에서도 차량이 안전하게 멈춘다”고 지적했다.

교육 코스 2개를 더 거치며 제동·회피기술 등을 연습한 뒤 마침내 트랙으로 진입했다. 권 씨가 대회에 출전했을 때 달렸던 트랙레코드(최단 주행 구간)를 따라 3.9km 길이의 19개 코너가 있는 트랙을 달리는 실전 교육 과정이다.

앞 차량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직진 구간을 주행하는데 권 씨는 무전기로 “더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강하게 가속페달을 밟자 계기판에 160km가 찍혔다. 다른 차량과 거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 코너를 돌 때도 80km 안팎의 속도를 유지했다. 처음 느껴보는 속도감에 입이 바짝 마르면서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40분 동안 트랙 5바퀴를 돌고 보니 약간 어지러운 느낌도 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제스피디움 트랙은 아파트 1∼4층의 높이를 차로 오르내리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이 끝나자 권 씨는 웃음을 지으며 “일반 도로에서는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거나 코너에서도 빠르게 달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안전 운행을 강조했다. 기술과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포츠 드라이빙과 일반 도로에서의 운전 방식 차이를 다시 한번 머릿속에 새겼다.

인제=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