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강한 어조로 투수들에게 ‘투지’를 주문했다. 마운드에서 전투적으로 상대 타자들과 붙으라는 얘기였다.
한 감독은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며 “무언가 안 좋은 상황이 되면 스스로에게라도 화를 내야 하는데 우리 투수들은 그런 모습이 없다.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 때문에) 본인들이 제일 힘들겠지만, 마운드에서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음에라도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선 이틀간 SK에 각각 11실점, 17실점한 투수들이 기 싸움에서부터 상대 타자들에게 밀렸다는 탄식이 뒤따랐다.
토종 선발들의 피칭이 특히 아쉬웠다. 7일 좌완 김범수는 4이닝 7안타 2볼넷 7실점, 8일 우완 김민우는 2.1이닝 11안타 3사사구 12실점(7자책점)으로 조기강판을 자초했다. 당장 2군으로 내려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마땅히 없는 터라 이러지지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한화 마운드의 냉정한 현주소다.
하나같이 순하기만 한 팀 내 젊은 투수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한 감독은 “오늘 서폴드가 잘 던져주기만을 바란다”는 말로 재차 답답한 속내를 내비친 뒤 다시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천|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