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수가 미국 주류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까지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도 수상했다. 리더 RM은 “우리는 아직도 6년 전과 같은 소년들이다. 여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방탄소년단은 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 상을 받았다. 머룬5, 이매진 드래곤스, 패닉 앳 더 디스코, 댄 앤드 셰이 등 쟁쟁한 현지 후보들을 같은 부문에서 제쳤다.
이날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뜨거운 환호가 객석을 메웠고 갈채 속에 멤버들이 무대에 올랐다. 리더 RM은 “아미(팬클럽)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감사하다.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이 무대에 같이 서 있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함께 공유한 작은 것들 덕에 가능했다”고 영어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 RM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힘이 대단하다. 하지만 우린 6년 전과 같은 소년들이다. 여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며 감격했다.
세계적인 팬덤을 구축한 방탄소년단에게도 본상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인기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받았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올해까지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지만 팬 투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이 수상을 좌우하는 부문이었다.
이번 ‘톱 듀오/그룹’ 수상은 미국 대중이 비로소 방탄소년단에 문호를 열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빌보드 차트 성적,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본상을 받은 것은 뜻밖이다”며 “종전에 받은 SNS 관련 상들이 아미의 위세를 증명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서 미국 팝스타 할시(왼쪽에서 네 번째)와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를 부르는 모습.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부터 세 장의 앨범을 연속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렸다. 빌보드 싱글차트에도 두 곡을 10위권에 랭크시켰다. 월드투어의 규모도 컸다. 미국 뉴욕 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를 포함해 대규모 순회공연을 벌였다. 온라인상의 특이한 현상으로 보인 붐의 크기를 수치로 증명한 것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캐나다 출신 래퍼 드레이크가 최고 영예인 ‘톱 아티스트’를 포함해 12개 부문 트로피를 석권했다.
방탄소년단은 4, 5일 로스앤젤레스 로즈볼을 시작으로 시카고, 뉴저지를 돌며 미국 스타디움 투어를 이어간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