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비 0.6% 올라 올 1월부터 4개월째 '0%대' 상승 이어가 1~4월 누계 상승률은 1965년 이래 최저 "한은 목표치보다 한참 낮아…수요 부진" "'자산 가치 하락' 결과 아닌지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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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를 이어갔다. 올 1월부터 4개월 연속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정책을 시행한 결과”라며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와 맞물린 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를 일축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저조한 현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관가 안팎의 관심사는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 물가 지표가 어떻게 나타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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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연속 0%대 상승은 2016년 5~8월 이후 3년여 만이다. 10개월 연속 0%대 상승을 이어갔던 2015년 2~11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또 1~4월 누계 상승률(0.5%) 기준으로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가장 낮다.
계절·일시적 요인의 영향을 제외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도 0.9% 오르는 데 그쳤다. 두 달 연속 0%대 기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역시 0.7% 상승, 두 달째 0%대를 지속했다.
이런 상황에 관해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한 여파’라는 해석을 내놨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게 나타난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품목은 석유류”라면서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유류세 인하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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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의 해명이 일리가 있다면서도 수요 부진과 경기 침체 장기화에 물가 상승률이 낮은 현 상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 생산·투자 등 수요를 나타내는 산업활동 지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7%, 설비투자는 15.5% 감소했다. 경기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역대 최장기간인 10개월째 동반 하락하고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말대로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고 4개월 연속 0%대 물가 상승만으로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은행 물가 상승률 목표치(2.0%)보다 한참 낮은 점을 보면 가계, 기업 등 한국 경제 주체의 수요가 약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김재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저조한 물가 상승률이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결과라면 과거 일본처럼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실물 부문의 가치 하락에 방아쇠를 당겨 경제 주체의 경제 행위가 위축되는 중이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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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6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15%에서 7%로 낮아진다. 8월에는 유류세 인하가 종료된다. 통계청은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면 물가 상승률이 0.1~0.15%포인트(P)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