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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국회에서 벌어진 6일 간의 격돌 끝에 선거제 개편안 등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됐지만, 기존의 ‘웰빙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벗을 수 있었다며 이런 자평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투쟁형 야당의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말도 들린다. 실제로 야당 투쟁의 상징인 ‘천막당사’ 카드가 등장했고 당내에서는 공개적으로 의원직 총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투쟁 카드를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패스트트랙 지정은 ‘4.29 좌파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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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기 정책위의장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 “진리와 자유가 없는 사망의 골짜기로 가는 트랙”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4월 29일은 헌정사에 추악한 날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을 가리켜 “4·29 좌파정변의 5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박대출 의원은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직접 머리를 삭발한 뒤 의원총회에 등장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삭발을 한 것은 2013년 통합진보당 의원 5명이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청구에 맞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하고 단식 투쟁을 한 뒤로 처음이다. 박 의원은 “사그라진 민주주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한 작은 저항의 표시”라며 “이 작은 저항의 물방울이 큰 바다를 이뤄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법을 파괴한, 대한민국을 농단하는 저들을 집어삼키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광화문 거점 전국순회 장외투쟁 검토
한국당은 본격적으로 장내·외에서 투쟁 수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서울 광화문 등 도심에 천막을 치고 17개 시·도당별로도 거점을 두고 전국을 순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원내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거부하는 등 모든 투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개월 전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하며 ‘릴레이 단식’을 하다 ‘간헐적 웰빙단식’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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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직을 내놓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다. 박인숙 의원은 의총에서 “생전 처음 동료애, 동지애를 느꼈다”며 “의원직을 총사퇴하고 광장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직을 총사퇴하고 20대 국회를 마감해라. 지도부도 대통령 놀이는 이제 그만하고 국민과 함께 정권 불복종 운동에 나서라”라고 썼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