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워싱턴·베이징서 각각 미일·중러 정상회담 北, 푸틴 통해 ‘제재완화→체제보장’ 프레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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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이 궤도를 이탈한 상황에서 북한이 남측과는 거리를 유지한 채 러시아와 밀착하며 대미 전선 구축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과 각각 대립중인 중국과 러시아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호응하는 모습인데, 과거 6자회담 당시 ‘북중러 對 한미일 구도’의 재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 D.C와 중국 베이징에서는 26일(현지시간) 미일정상회담과 중러정상회담이 각각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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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에게 최고 예우를 제공하면서 올해 중러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간 신뢰와 협력관계가 최상이라고 화답하면서 양국간 밀착을 대외에 과시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같은날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대북제재 유지를 위한 공조를 재확인하며 견제를 시도했다. 북중러 연대 움직임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이러한 북중러 연대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 뒤 비핵화 조건으로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6자회담과 같은 다자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은 이번 북러정상회담을 통해 ‘제재 완화·해제’를 전면에 내세웠던 비핵화 협상의 프레임을 ‘체제보장’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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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제재 완화를 관철하는 데 집중한 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약점임을 들켜 미국이 문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인식에 따라 미국의 군사 조치와 체제보장을 먼저 요구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 뒤인 27일에도 “한반도는 한국전쟁 때부터 전쟁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이 근본적인 문제를 종결하고 안보 측면에서 북한이 그럴 수 있는 충분한 조건들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대북 체제보장을 거론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에서 얻은 최대 성과는 북미 교착 장기화 목전의 적절한 시점에 푸틴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체제인전보장’의 프레임을 미국에 효과적으로 발신한 것”이라며 “그 전환을 시정연설을 통해 내부에 했지만 대외적으로 하기에 러시아만큼 좋은 장소도 없다”고 말했다.
중러 정상은 2017년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방법론에 따라 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 중단하고 이후 동북아 다자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비핵화 공동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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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경우,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중재역’ 입지가 급격히 축소돼 남북대화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실상 6월 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계기 3차 북미정상회담을 상정하고 그 이전까지 4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북한을 설득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남측엔 날을 세운 채 중·러와 연대를 시도하는 북한의 최근 태도는 사실상 난항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근 북한이 대남 채널 핵심축인 통일전선부장을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실장은 “그간 남북채널 핵심축이었던 통전부장 교체는 남측에 대한 불신을 표명한 것으로 남측의 대화 제의를 쉽게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G20 계기 북미정상회담이 어렵다면 6자회담 5개국이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는 선언적 메시지를 내는 것도 북한을 움직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