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부대변인으로 오래 활동…정무감각 탁월하다 판단" 언론인 외부 수혈 반대 목소리…文, 내부 발탁 굳힌 듯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은 대변인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외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신의 국정 철학과 의지를 전달해야 하는 대변인의 부재 상황을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자 내부 발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여겨진다.
고 대변인은 정권 출범과 함께 부대변인으로 청와대에 들어온 뒤, 23개월만에 춘추관 브리핑룸 맨 앞에 서게 됐다. 김의겸 전 대변인의 예상치 못한 낙마로 꾸려진 임시체제에서 한정우 부대변인과 브리핑을 분담했지만, 앞으로는 국정 주요 상황 전반을 책임지고 전달하게 됐다.
민감한 외교·안보사항부터 경제정책 전반까지 국정의 모든 영역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 대변인의 역할은 김정숙 여사 관련 사항 중심으로 소개해오던 기존 부대변인 역할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정무적 판단 능력에 더 정교함을 요구받게 됐다는 점도 고 대변인이 마주한 달라진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고 대변인이 부대변인으로 (오래) 활동해 온 과정에서 정무감각을 많이 키웠고 탁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청와대 대변인으로 뛰어난 정무감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변인 없는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르면 다음 주께 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다수의 예상을 깨고 일주일 가량 시점이 앞당겨졌다.
이에 언론인을 제외한 외부 수혈의 경우 박수현 전 대변인과 같은 정치인 출신으로 좁혀질 수 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총선 준비 등의 이유로 적당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내부 발탁에 무게를 두고 소통수석실 중심으로 비서관급 가운데 물색했지만 대부분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내부 발탁과 외부 수혈에 모두 어려움을 겪자 문 대통령이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고 대변인으로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캠프 때부터 줄곧 함께해 온 데다 지난 1월 비서관 승진 이후 주요 행사에 두루 참석하며 대변인으로서의 역량을 다졌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의 고 부대변인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이번 대변인 발탁에 있어 높게 평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변인이 갑자기 결정된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계속 고 대변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내외부를 모두 타진해봤지만 내부 인사는 고사 의지가 확고하고, 외부 인사도 신통치 않아서 원래 뜻대로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