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오신환 사보임 문제로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 30분간 고성 오가며 설전…文의장·임이자 모두 병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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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과 자유한국당 사이에 성추행 논란이 빚어지면서 거센 공방이 오가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24일 오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 문제에 대해 항의하고자 의장실을 방문했다.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한 반면 문 의장 측은 부인하며 한국당 의원들이 문 의장을 가로막아 사실상 감금 상태가 빚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 100여명은 국회 로텐터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의회 무력화 세력과 투장하겠다”고 결의한 뒤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의장실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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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은 이에 “말씀할 분들은 접견실로 오라”며 퇴장하려 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이 답변을 강요하며 문 의장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고 일부 의원들은 물리력을 사용하기도 했다.
양측 설전은 30여분 간 이어졌다. 끝내 의장실을 빠져나온 문 의장은 국회 의무실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은 후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했다. 저혈당 쇼크가 왔으며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사 소견이었다.
한국당은 이어진 긴급 의원총회에서 문 의장이 성추행 했다고 주장하며 의장실 내에서의 상황을 전했다.
송희경 의원은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 요구에 답변을 거부한 채 약속이 있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하자 임이자 의원이 문 의장에게 입장을 재차 요구했다. (의장이) 임이자 의원의 복부를 두 손으로 접촉했으며 ‘이러면 성희롱’이라고 강력 항의하자 ‘이렇게 하면 되겠냐’며 다시 두 손으로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나 감싸고 어루만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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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은 임 의원에 대해 “심각한 정서적 쇼크로 국회에 있을 수 없어서 병원으로 급히 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문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여성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들이 백장미를 들고 모여 국회 정론관에서 문 의장의 성추행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 의장 측의 입장은 달랐다.
국회 대변인실은 한국당의 항의 방문과 성추행 주장에 대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자 공당으로서 스스로 권위와 품격을 지켜줄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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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실은 “한국당 의원들이 문 의장을 에워싸고 당장 약속하라며 문 의장을 가로막아 사실상 감금사태가 빚어졌다”며 “국회 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완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태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향해 “의회주의를 지키려는 문 의장의 노력을 존중하고 이날 의장실 점거 및 겁박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한국당의 이같은 행보를 비판했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은 폭력을 사용하기로 한 것인가. 마치 국회 선진화법 이전 정치권의 폭력적 모습을 보는 기분”이라며 “한국당은 즉각 의장실 점거 행위에 대해 문 의장을 비롯해 국회 사무처, 그리고 의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홍성문 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의장이 충격으로 쓰러졌다. 한국당의 폭거를 규탄한다”며 “상임위 사보임은 교섭단체가 알아서 할 일이고 의장은 하자가 없으면 허가하면 그 뿐이다. 다른 당이 간섭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제1야당이 대화와 협상이라는 정당권리를 걷어차고 동네 뒷골목에서나 볼법한 형태로 국회의장까지 겁박했다. 찌질하다는 표현말고 달리 표현이 없다”며 “국민들도 인내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개혁이라는 커다란 국민적 요구 앞에 찌질한 짓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