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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 방화·살인범 안인득(42)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12세의 어린 딸과 어머니(65)를 잃은 가장은 가족이 살해되던 그 시각 이웃들의 피신을 돕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안인득과 같은 층에 살고 있던 피해자 금모 씨는 지난 17일 빈소가 마련된 진주 한일합동병원에서 진주 서경방송 ‘뉴스인타임’의 인터뷰에 어렵게 응했다.
금 씨는 방송에서 "밖으로 나가니까 연기가 자욱하더라. 그래서 아이들은 일단 집에 있으라고 하고, (환기를 위해)제가 복도 창문을 전 부 열고 다녔다"고 사건 초기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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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먼저 내려 보낸 후 이웃집 문을 두드려 피신을 도왔다는 그는 "옆집에 사림이 있는지 물어보고 깨워 놓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머니하고 작은 딸이 누워 있더라...그걸 쳐다보면..."이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금 씨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다가 "아이를 내가 수습했다. 계단에 누워 있는 것을 복도 바닥에서 내가 부둥켜 안고 있었다"며 "이제 친구들 만나고 놀러 다니고 할 나이인데..."라며 오열했다.
금 씨의 부인도 딸을 지키다가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금 씨는 "피의자 가족들도 정신병원에 넣으려는 사람을 왜 국가에서 안받아 줬는지"라며 "만날 우리 서민 서민 하면서, 이런 조그만 거라도...그냥 마음 편하게 동네 다닐수 있을 정도만 만들어줘도(좋겠다)"고 원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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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금모 양(12)과 함께 살았던 사촌 언니 염모 양(18)은 사건 후 귀에 손을 댔다 뗐다 하면서 "이게 진짜야? 이게 현실이야?"라고 묻고 "둔기로 사람을 치는 소리,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동생 목소리가 자꾸 들린다"고 말하는 등 환청 증세를 보였다고 염 양의 아버지가 동아일보에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