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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미세먼지 앞에 이념,국경도 없다…초국가적 힘모아야”

입력 | 2019-04-16 15:53:00

16일 전경련 ‘미세먼지 국제공조’ 세미나서 기조연설
산학연 대표 40여명 위원회…국민정책참여단도 마련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4.16/뉴스1 © News1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미세먼지 앞에서 이념도, 정파도, 국경도 없다”면서 ‘초(超)국가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센터에서 주최한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는 나쁘다고 마시지 않을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없다”며 “지금부터 미세먼지와의 전쟁이란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반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뒤 정부가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무엇보다 국민 전체의 동참과 다양한 분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불편함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며 적지않은 사회적 비용이 수반될 수도 있다”면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해결 과정에서의 갈등이 이익집단간 비타협적 대결이나 정치권 정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범국가적으로 대승적 단결의 정신 아래서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정치권과 산업계, 시민사회 등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반 위원장은 최근 ‘보아오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환경부 장관 등과 잇따라 회동했다. 반 위원장은 “시 주석이 미세먼지에 대해 한국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 잘 알고 있으며 양국이 경험을 공유하며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조직 구성과 인력 모집을 마무리하는 대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사회·과학적 노력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의 각계를 대표하는 40여명 규모의 본회의를 마련해 미세먼지 저감대책과 피해예방대책을 마련하고 과학기술과 국제협력 등 분야별 위원회도 별도로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이 큰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기 위한 이른바 ‘국민정책참여단’도 500여명 규모로 구성할 계획이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에 대한 과학적이고도 전문적인 논의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외의 석박사급 인재로 구성된 자문단도 꾸리겠다”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과거에 10년간 맡았던 UN사무총장이 세계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불렸다면 이번에 맡은 미세먼지 해결 범국가기구는 불가능한 직업 2.0일지도 모른다”며 “온 국민이 힘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올들어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을 비롯한 외부영향이 60% 이상에 달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국외적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간 강제력 있는 국제협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경우 보수적으로 봐도 외부 유입 영향이 60%에 달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국내 배출 저감 후에 중장기적으로 주변국들과 협력을 통해 국외유입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최근 4년간 부산(남동쪽)에 비해 서울(서쪽)의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