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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장벽’에 주저앉는 중년창업

입력 | 2019-04-16 03:00:00

창업 10명중 6명 40대 이상인데 정부지원 40% 나이 제한 걸려
기술-경험 못살리고 묵히기 일쑤




“창업자에게 정부가 들이대는 첫 잣대가 뭔지 아세요? 바로 나이입니다.”

지난해 7월 영어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한 홍모 씨(52)는 정부의 지원 사업을 따내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견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서 20년 동안 일하며 시중은행 첫 모바일뱅킹 앱을 만들 정도로 전문가지만 창업 시장에서는 찬밥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취미 삼아 만든 영어 받아쓰기 웹 서비스는 구글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그도 다섯 번 만에 겨우 정부 지원을 받았다. 그는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지냈지만 나이 때문에 탈락을 거듭하면서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고, 불안과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에서 경험이 많은 중년층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정부에서 발표한 ‘2019 창업지원사업 통합공고’에서 창업기(사업화 시기)에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 27개(총예산 5130억7000만 원)를 분석한 결과 총예산의 40.8%에 해당하는 2094억1000만 원의 사업에 중년층은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지원 사업에서도 나이가 많으면 가점을 받지 못하고 운영자금 혜택도 못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년에 지원되는 예산은 적은 반면 2018년 통계청 기준으로 국내 창업자의 대부분(66.4%)은 40대 이상인 실정이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압축성장을 겪은 한국은 서구에 비해 은퇴 시기가 빠르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그들의 경험을 창업시장에서 사장되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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