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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3일 일정으로 10일 방미 일정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24시간 남짓이다. 그 사이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의 대북 핵심 인사들을 모두 만난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원 포인트’ 워싱턴 방문은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선 비핵화 협상을 위한 ‘심폐 소생’에 집중되어 있다.
● ‘굿 이너프 딜’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이 핵심 포인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내외는 10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미국 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영빈관에서 1박을 할 예정”이라며 “11일(현지시간) 오전 문 대통령은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을 접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만난 뒤 펜스 부통령을 접견한다. 이어 정오부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2시간에 걸친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는다. 두 정상은 단독 회담에 이어 핵심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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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한미, 비핵화 목표와 로드맵은 일치” 강조
이번 회담의 핵심은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남북 경협과 단계별 상응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파악하는 것이다. 하노이 결렬 이후 청와대는 ‘조기 수확’,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한 수준의 합의)’ 등을 띄우면서 트럼프 식의 빅딜로는 비핵화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하고 있다. 핵심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조치에 일부 제재 완화 등으로 보상해주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톱 다운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조기 수확식 비핵화 합의를 하기 위해선 결국 북미 정상 간 담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하노이 회담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실패라기보다 하나의 긴 호흡의 프로세스다. 어떤 요구가 있고 어떤 방안으로 협상을 필사적으로 해야 하는지 알게 된 좋은 계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백악관은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와 이를 위한 로드맵을 북한이 수용해야 제재 해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상태(end state)에 대해서는 한미 간 의견이 일치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로드맵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미가) 일치한다”고 했다. ‘조기 수확’이든 ‘굿 이너프 딜’이든 문 대통령의 궁극적인 북핵 목표는 결국 백악관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같다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제재의 틀은 계속 유지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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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