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 개인전 ‘산을 넘은 시간들’
‘부여 낙화암’(2018∼2019년). 누크갤러리 제공
전시하는 작품은 서울 인왕산부터 부여 낙화암, 오대산 노인봉, 해남 달마산은 물론이고 미국 뉴욕과 워싱턴, 애틀랜타, 올버니의 도시 풍경을 담았다. 낙화암과 인왕산 등은 작가의 손을 거쳐 궁녀 수천 명이 몸을 던진 곳, 세조에게 목숨을 잃은 안평대군이 살았던 곳이라는 ‘스토리’를 품은 공간으로 되살아난다. 또 미국 도시 풍경에선 대중교통 속 무심코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성격이 드러난다.
1980년대부터 단종애사, 동학운동, 6·25전쟁 등 역사의 풍경을 그려왔던 작가는 기록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들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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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단종에게 관심을 뒀던 그는 최근엔 세조도 인간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게 됐단다. 결국 이렇게 사물과 산, 자연을 통해 작가가 마주하는 건 그 속에 비친 인간의 모습이다.
“그림 속 장소가 무척 다양하지만, 이 모든 곳은 결국 내 몸이 다니면서 엮은 것들이지요. 내가 관심이 있었던 사건과 일, 인간에 대한 해석. 이것이 자연에 투사돼 드러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5월 3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