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A 씨처럼 대기업을 퇴직하고 소규모 창업을 준비하거나 영세업체에 취업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내내 일자리가 급감하는 ‘고용 참사’가 이어진 데 이어 올해는 고용의 ‘질’마저 나빠지기 시작했다.
2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월 기준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는 24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47만3000명)보다 1만4000명 감소했다. 300인 이상 업체의 취업자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기업의 월별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1년 동안 한 번도 감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1월(246만9000명)에는 전년 동월 대비 3000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세로 전환한 뒤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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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안정자금 등 정부 보조금 때문에 영세업체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정부 보조금으로 창출한 일자리는 일회성”이라며 “근본적으로는 민간 노동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750만 명이나 되는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기 시작했는데, 대기업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신규채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일 공시된 대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30대 기업(공기업 및 금융업 제외)의 임직원 수는 50만1413명으로 2017년(49만6066명)보다 5347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반도체 착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7년 만에 처음으로 임직원 10만 명을 돌파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2576명 증가)를 빼면 사실상 감소세다.
유성열 ryu@donga.com·송혜미·황태호 기자